2024. 1. 1. 00:56ㆍ지식
어떤 물건이든 처음부터 한 덩어리의 완전한 물건은 거의 없다. 즉 각각의 작은 부품들이 모여서 이루어 진다. 자동차는 엔진이나 타이어, 문짝 등등의 몇 만 가지의 부품들로 이루어진다. 또한 이 부품들도 다시 작은 부품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물건인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더 잘게 분해를 하다 보면 철이나 알루미늄, 고무 등의 원재료에 이르게 된다.
이런 소재들도 결국은 많은 ‘원자’가 결합된 것이다. 예를 들어 물은 수소원자와 산소원자가 결합된 형태이다. 자동차도 곡물도 동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다양한 원자가 다수 결합됨으로 해서 생겨난다. 원자는 이처럼 궁극의 부품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원자의 내부는 어떤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일까? 이것은 더 쪼갤 수 없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든다. 실은 원자도 또한 이를 이루는 부품이 존재한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진다. 어떠한 종류의 원자라고 하더라도 원자핵은 반드시 한 개뿐이지만 전자는 다수 존재할 수 있고 천차만별이다. 전자가 한 개 이면 수소, 전자가 두 개이면 헬륨, 세 개라면 리튬, 네 개라면 베릴륨이라 칭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배우는 수헬리베붕탄질산플네소마…하는 것들이다.
수소도, 헬륨도, 리튬도 어떤 원자도 실은 이를 형성하는 부품은 같다. 전자라는 부품이 몇 개 들어있는지 그 개수의 차이뿐이다. 이것은 전부 백 개가 넘는 원자 전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수소와 철과 칼슘을 접하며 도저히 같은 부품으로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원자보다 훨씬 큰 세계에서의 상식일 뿐이다. 원자의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이제까지의 ‘질(質)’의 차이라고 믿고 있던 것들이 ‘양(量)’의 차이로 인해 변화되는 광경을 접하게 된다. 원자의 바깥쪽과 안쪽에는 완전히 차별화된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이 경계의 벽은 매우 크며 한 쪽에서 통용되는 상식은 다른 쪽에서 의미가 없어진다. 당연히 물리법칙도 완전히 차별화 된다. 통상의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 원자 내에서의 물리학이 바로 양자역학이다.
원자의 부품이 전자이다. 같은 전자임에도 그것이 얼마만큼 결합되느냐로 모든 다양한 종류의 원자가 만들어 진다. 이런 신기한 성질을 지닌 부품을 ‘양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양자의 물리법칙이라고 해서 ‘양자역학’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선은 과학계 중에서도 물리학 분야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양자역학이라는 단어로 등장했지만 실은 이것은 더 넓은 세계의 메커니즘을 내포하고 있다. 우주의 구성이나 인간의 의식 등 보다 추상적인 개념의 가시화로 새로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하게 되는 보고인 것이다.
1. 전자는 물질이 아닌 상태이다.
어떤 공장에서 제조된 전구의 수명은 만들어진 모든 전구를 일일이 시험해 보지 않더라도 일부 샘플의 시험결과로 통계학을 활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정확하게 추정을 해 낼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나 경영전략과 같은 추상적인 존재는 위와 같은 통계치를 적용하는 데에 무리가 따르기도 한다. 뾰족한 방법이 없으므로 무리하게 다변량 분석 등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억측일 뿐이다. 브랜드나 경영전략은 개념이다. 물건을 다루는 통계학과는 다른 셈법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바닷물은 물질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파도는 물질로 분류되지 않는다. 파도는 바닷물의 ‘상태’이다. 축구경기장 등에서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할 때 개개인의 사람들은 앉아있는 상태와 서있는 상태를 반복하고 있을 뿐 좌로도 우로도 움직이지 않는다. 파도라는 상태는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지만 직접적인 물질인 개개인의 사람은 아래 위로 작은 이동을 할 뿐이다.
‘상태’를 올바르게 다루기 위해서는 ‘물질’과는 다른 사고법이 필요하게 된다. 만약 전자가 물질이라면 ‘사과를 두 개 모으면 배가 된다’는 식의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전자는 실제로 물질이 아니라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전자의 수가 늘어난다고 하는 상태 그 자체가 변화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전자가 한 개이면 수소 두 개면 헬륨 하는 식의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방식이다.
양자역학은 단순히 ‘보다 작은 세계’가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에서 ‘물질 이외의 존재’를 다루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질 이외의 ‘상태의 세계’ 전반을 다루는 과학이라 하겠다.
그래서 직접적인 물질보다도 ‘개념’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것은 의외로 이과 외에도 문과 쪽과도 화합하게 된다.
2. 작용소(연산자, operator)란 무엇인가?
외부로부터 ‘입력’을 받아 거기에 무언가 규칙적인 변환을 거쳐서 결과를 출력시키는 방식을 작용소라 부른다. 어떤 블랙박스에 4를 대입하면 2라는 답이 나온다고 쳐 보자. 같은 블랙박스에 9를 입력하니 3이 나오는 경우 이 변환을 하고 있는 블랙박스가 작용소이다.
작용소에 의한 변환에는 반드시 ‘규칙성’이 필요하다. 위의 케이스에서는 ‘입력에 대한 루트값을 계산해서 출력시킨다’라는 규칙이 된다. 4나 2는 ‘수(number)’이지만 작용소 자체는 수가 아니다. 작용소는 외부에서 입력한 숫자에 작용해서 그것을 변화 시킨다. 다른 것에 영향을 주어서 변화시킴으로 이것을 작용소라 부르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숫자에 관련된 것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오렌지 주스를 넣으면 오렌지 소다가 나오고 위스키를 넣으면 하이볼이 나온다면 이 경우 이 기계도 작용소의 일종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주입된 액체에 같은 량의 탄산수를 더해서 출력한다’라는 규칙이 이 작용소에 있는 것이다. 이걸 알면 ‘레몬을 넣으면 레몬 소다가 나오겠구나’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입력에 대해서 규칙적인 변환을 거쳐서 출력을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작용소라 할 수 있다.
그럼 왜 이런 당연한 것을 정신사납게 이름까지 붙인 것일까? 실은 작용소에는 ‘고유상태’라고 하는 특별한 상태가 있어서 그것이 양자역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3. 고유상태란 무엇인가?
작용소는 ‘작용을 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입력한 것과는 다른 것을 출력시킨다. 만약 같은 것이 그대로 나온다면 작용소란 단어는 틀린 것이 된다. 그런데 희박하긴 하지만 입력한 것과 완전히 같은 것이 출력될 때도 있다. 틀림없이 작용소가 작동했음에도 입력과 출력의 결과물이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앞서 들었던 위스키를 넣으면 하이볼이 나오는 작용소에 탄산수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탄산수에 탄산수가 더해져 결과는 탄산수가 나올 것이다.
작용소는 틀림없이 작동을 했음에도 입력과 출력은 같다. 작용한 결과가 작용하기 전과 같은 결과가 되었을 때 이런 입출력을 ‘고유상태’라 부른다. 고유상태는 작용소에 따라 다르다.
그 작용소 고유의 독특한 상태라는 의미로 ‘고유상태’라 하는 것이다.
고유상태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작용소가 일으키는 작용의 ‘본질’이 고유상태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탄산수가 변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 것은 그것이 탄산수 주입기라는 작용소의 작용과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작용소의 내부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들여다 볼 수 없는 경우나, 변환법칙을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일단 아무거나 해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리고 같은 결과가 나오는 상태가 도출될 때까지 시행착오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고유상태를 발견하게 된다.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안쪽의 구조를 모르더라도 작용의 본질을 ‘바깥쪽’에서 알 수 있게 된다. 간단한 예였지만 단순히 입력과 출력의 결과가 일치했다는 것뿐 아니라 작용소의 작용 본질을 알려주기 때문에 고유상태는 중요시 된다.
4. 양자란 무엇인가?
파도는 물질이 아니라 상태이다. 바닷물이라고 하는 물질의 특정 상태가 파도이다. 원자보다도 커다란 세계에서는 이와 같이 ‘물질’과 ‘상태’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서는 그런 구분이 어렵다. 전자는 물질이 아닌 상태이다. 단 여기서는 바다가 만들어 내는 파도의 경우에서처럼 바닷물에 해당하는 물질이 없다.
입자성(물질의 성질)과 파동성(상태의 성질)을 병합해서 지닌 이와 같은 특수한 존재를 보통의 물질과 구분하기 위해서 ‘양자(quantum)’라 칭한다. 그 양자를 연구하는 것이 양자역학이고 전자는 양자를 대표하는 것일 뿐이다. 원자의 내부에 있는 것은 부품이 아닌 양자이다.
양자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작기만 한 것이 아니라 원자보다 큰 세계에 존재하는 물질과는 그 성질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양자이기 때문에 전자 한 개는 수소, 두 개는 헬륨 등등 하는 식으로 물질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 생기곤 한다.
전자는 파도와 같은 파동성을 지니고 있는데 ‘무언가의 파도’가 아니라 그저 ‘오로지 파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파도의 형태를 조사하려는 연구가 시작되었다. 전자가 어떤 형태의 파동이 되어있는지 그것을 수학에서의 함수의 형태로 기술한 것을 ‘파동함수’라 한다. 전자는 파동뿐이므로 그 파도의 상태를 나타내는 파동함수를 알 수 있게 되면 전자를 차차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파동함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동방정식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풀 수 있다면 자연히 파동함수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방정식을 풀기 위해 작용소와 고유상태가 사용된다.
5. 파동방정식이란 무엇인가?
파동방정식은 슈뢰딩거 방정식이라고도 불린다. 이것을 풀어보면 파동함수를 얻을 수 있는데, 파동함수는, 고유상태가 된다는 것이 이 방정식의 의미이다.
고유상태는 본질을 말한다. 고유상태인 파동함수는 전자의 본질을 나타낸다. 고유상태가 되지 못하는 함수는 전자의 파동함수가 아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고유상태인 파동함수를 찾아내는 것이 양자역학’인 것이다. 어떤 함수도 특정 작용소를 거치면 변화하는 것이 보통이고 작용한 결과가 입력한 것과 같아지는 것은 ‘특수’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전자의 파동함수는 반드시 고유상태가 되어야 한다. 특수한 상황으로 인식되는 고유상태가 양자의 세계에서는 보통이 된다. 이런 보통과 특수함의 틀을 깨는 감각이 양자역학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6. 인과관계를 넘어선 세계
물리학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의학, 경제학, 심리학에서도 ‘원인’에 법칙이 작용해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사고가 보통이다. 소위 인과관계라는 사고방식이다. 이 ‘원인 -> 법칙 -> 결과’의 형식은 ‘입력 -> 작용소 -> 출력’과도 일맥상통한다.
대부분의 근대과학이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라는 전제 하에 성립되어 왔다. 그리고 원인이 결과로 변환되는 법칙이 어떤 것인가 하는 연구가 진행되곤 했다. 이 법칙만 해명된다면 연구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물을 컨트롤 가능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유상태라고 하는 것은 원인(입력)과 결과(출력)가 일치하는 상태이다. 이것이 인과관계의 틀을 놓고 보면 그야말로 예상 밖의 사태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양자 세계’의 원칙이다.
물질과는 다르게 추상적인 개념에서는 그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 조차도 애매해 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것 자체가 다수의 개념들과 강하게든 약하게든 관련성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파도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물질적인 파동이 아니라는 점도 양자와 닮은 점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많은 양자역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단지 노트와 연필만으로 대부분의 연구가 가능하다. 필요한 것은 논리라기 보다도 혁신적인 창의성과 의외성이다.
뉴턴이 원인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지 그 작용의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인류를 종교적인 관점에서 과학적인 관점으로 변화시켰다면, 양자역학은 고유상태의 수수께끼를 풀어냄으로써 다음 세대의 인간의 인식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배운 원소들은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1.수소, 2.헬륨, 3.리튬, 4.베릴륨, 5.붕소, 6.탄소, 7.질소, 8.산소, 9.플루오린, 10.네온, 11.소듐, 12.마그네슘, 13.알루미늄, 14.규소, 15.인, 16.황, 17.염소, 18.아르곤, 19.칼륨, 20.칼슘, 21.스칸듐, 22.티타늄, 23.바나듐, 24.크롬, 25.망가니즈, 26.철, 27.코발트, 28.니켈, 29.구리, 30.아연, 31.갈륨, 32.게르마늄, 33.비소, 34.셀레늄, 35.브로민, 36.크립톤, 37.루비듐, 38.스트론튬, 39.이트륨, 40.지르코늄, 41.나이오븀, 42.몰리브데넘, 43.테크네튬, 44.루테늄, 45.로듐, 46.팔라듐, 47.은, 48.카드뮴, 49.인듐, 50.주석, 51.안티모니, 52.텔루륨, 53.아이오딘, 54.제논, 55.세슘, 56.바륨, 57.란타넘, 58.세륨, 59.프라세오디뮴, 60.네오디뮴, 61.프로메튬, 62.사마륨, 63.유로퓸, 64.가돌리늄, 65.터븀, 66.디스프로슘, 67.홀뮴, 68.어븀, 69.툴륨, 70.이터븀, 71.루테튬, 72.하프늄, 73.탄탈럼, 74.텅스텐, 75.레늄, 76.오스뮴, 77.이리듐, 78.백금, 79.금, 80.수은, 81.탈륨, 82.납, 83.비스무트, 84.폴로늄, 85.아스타틴, 86.라돈, 87.프랑슘, 88.라듐, 89.악티늄, 90.토륨, 91.프로트악티늄, 92.우라늄, 93.넵투늄, 94.플루토늄, 95.아메리슘, 96.퀴륨, 97.버클륨, 98.캘리포늄, 99.아인슈타이늄, 100.페르뮴, 101.멘델레븀, 102.노벨륨, 103.로렌슘, 104.러더포듐, 105.더브늄, 106.시보귬, 107.보륨, 108.하슘, 109.마이트너륨, 110.다름슈타튬, 111.뢴트게늄, 112.코페르니슘, 113.니호늄, 114.플레로븀, 115.모스코븀, 116.리버모륨, 117.테네신, 118.오가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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