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4. 04:19ㆍ카테고리 없음
지구 탄생으로부터 46억년. 이 긴 세월을 거치면서 문명을 만들어 낸 것은 오직 인류뿐이었다. 인류의 직접 선조인 신인류가 탄생한 것이 고작 20만년전이었으며, 최고(最古)문명이 탄생한 것은 여러 설을 조합해 보면 고작 7000년 전부터 3500년 전 사이라고 한다.
지구의 역사 속에서 인류의 역사는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정말로 인류 이전에 문명이 전혀 없었었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데 나사의 교수들이 발표한 한 논문에서 인류 이전의 문명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참신한 내용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틀랜틱지에 소개된 교수들의 발표에는 우선 신인류가 미래에 남긴 흔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나온다.
예를 들면 그 증거는 건축물이 될 수도 있고 기계 등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수백 만년 후까지 남겨질 것이라는 확증은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바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방사성탄소라고 한다. 화석연료를 태우면 탄소가 대기중에 방출되고 이것이 동위체에 분해되게 된다. 보다 많은 양의 화석연료가 연소되면 대기중의 동위체가 차지하는 비율도 커지며 ‘줄 효과’라고 불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기온 상승도 방사성탄소의 증가에 의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서 관측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 미래의 과학자는 신인류시대의 대기의 커다란 변화에서 분명 차이를 알아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인류 이전의 문명을 조사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인류 이전의 현저한 온도 상승이나 방사성탄소량의 증가를 조사하면 적어도 화석연료를 사용한 문명이 이미 존재했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것이란 소견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5500만년 전에 그런 시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Paleocene Eocene Thermal Maximum이라는 펠리시오 시신세 경계에서의 돌발적 온난화 사건은 아직 그 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지구 역사상의 미스터리이다. 이 기간, 지구의 기온은 급격히 상승해 현재의 기온보다 무려 15도나 높았고 남극에서 조차 21도를 웃돌았다고 한다. 또한, 탄소와 산소의 동위체 비율이 현재와 비슷했다는 것도 판명되고 있다고 한다. 5500만년 전의 문명이라 한다면 당시의 건축물은 완전히 풍화되어 그 흔적은 대기나 지질의 이변으로밖에는 남겨져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문명을 구축한 것은 지금의 인류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연구진들에 의하면 PETM과 인류세(Anthropocene)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한다. PETM에서는 동위체의 증감은 수 만년의 세월 폭으로 일어났지만, 인류세에서는 짧은 폭으로 급격하게 이산화탄소를 방출했다는 점이다. 교수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현재보다도 이산화탄소량이 많았던 시대는 있었지만, 현재보다도 급격하게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에 방출되고 있었던 시대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 역시 PETM은 자연적인 이상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여기서 또 한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만일 인류 이전의 문명이 매우 짧은 기간 동안만 유지되었다고 한다면 그 흔적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밀하고 참신한 검지기술이 없으면 그와 같은 초고대문명의 흔적을 지질이나 대기로부터 발견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들은 에너지를 화석연료에 의지하고 있지만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방법이 확립된다면 그만큼 지구에도 데미지가 적어지므로 미래에 남겨지게 되는 흔적 또한 줄어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인류 이전의 문명은 ‘발견하려고 작정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비록 요번 연구에서 인류 이전의 문명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이 방법은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만일 화성에 고대 문명의 흔적이 대기나 지질에 이변으로 남겨져 있다면 말이다. 어쩌면 인류 이전의 문명이 화성에서 발견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과학은 현재의 연구과제에 대한 성과가 비록 ‘성공’으로 끝나지 않더라도 그것이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과학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현재에도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일반인으로서는 정말로 쓸데없어 보이는 많은 황당한 연구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그것이 언젠가는 우리의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