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이론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2024. 2. 4. 10:26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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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론이란 만물의 이론으로, 다시 말해 우주의 모든 물리 현상을 이 이론 한가지로 기술 할 수 있게 해주는 이론의 ‘후보’ 이다. 현(弦)이론, 스트링(string)이론 이라고도 불린다.

파생 이론으로 초끈이론, M이론 등이 있다.

이 이론들이 입증된다면 “모든 물질은 섬세한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는 공간 3차원, 시간 1차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10차원, 11차원 혹은 26차원이라는 고차원을 가진다”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라 한다.



*끈이론을 알아보기 전에 잠깐



심원한 끈이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우선 현대 물리학을 살짝 살펴보기로 하자.

현재의 우리 우주 속 운동을 지배하는 것은 네 가지의 힘, 즉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 중력(Gravity Force), 강력(Strong Force), 약력(Weak Force) 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이것을 설명 할 수 있는 지금까지 나온 가장 근본적인 이론은, ‘장(場)의 양자론(quantum theory of fields)에 의한 표준모형’과 ‘일반 상대성 이론’ 두 가지이다.

장의 양자론은 네 가지 힘 중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기술한다.

그에 따르면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그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입자와 파장의 이중성을 지닌다. 어떤 입자에 대응하는 파장이란, 그 입자의 존재 확률을 나타내는 ‘확률파(波)’이고 모든 물리과정을 수 많은 다양한 입자들의 이동 궤적 속에서 확률적으로 중첩시켜 기술해 나간다.

한편, 일반 상대성 이론은 남은 중력을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이 이론에서는 중력을 시공의 왜곡으로 바라본다. 그럼에 따라, 중력이 빛을 휘어지게 하는 중력렌즈 효과나 중력에 의한 시간의 늘어짐(지연) 등이 설명된다.

각각의 이론은 하나 하나가 심도 있고 깊어서 결코 쉽게 이해 할 수 없다. 이것을 발표한 아인슈타인 조차도 ‘상대성 이론을 이해 했다는 사람은 1도 모르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차후에 조금씩 다루어 나가도록 하겠다.)

우리가 여기서 문제로 삼는 것은, 왜 네 개의 힘을 3개와 1개로 나누어서 다루냐는 것이다.

그 큰 이유를 들자면, 두 이론은 다루는 스케일이 다르다. 중력을 지배하는 것은 행성 레벨 또는 은하계 레벨이라는 거대한 영역이고 그 부분은 상대성 이론만으로 거의 커버가 된다.

한편, 마이크로(micro, μ)의 세계에서는 중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이론을 통일하지 않더라도 적재적소에 잘만 맞추어서 사용하면 세상 현상의 대부분은 설명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그럼 이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 되느냐 하면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다. 이 두 가지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문제가 존재한다.



-무한대의 문제 : 장의 양자론에서는 ‘무한대의 입자 궤적’이 중첩된 형태를 상정하는데, 그러자면 무한히 높은 운동량을 지닌 입자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중첩시킨 결과로 얻어내야 할 각종 입자의 질량 등의 수치가, 계산을 해보면 무한대가 되어 버린다.



-양자 중력의 문제 : 초기 우주나 블랙홀 속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는 중력의 양자론을 생각하게 되는데, 단순하게 장의 양자론에 중력장을 대입해 버리면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물음에 대해서 현대 물리학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파라미터(parameter)의 문제 : 표준모형에는 필수적인 것 만도 18종류의 입자가 있고, 그것들의 질량이나 상호작용하는 힘을 일일이 부여해야 하는데, 그 구체적인 수치를 어떻게 얻어야 할지는 미지수이다. 우연히 결정되었다고 생각하더라도 너무 완벽한 값이 만들어진 곳도 있다.

이 문제는 서로 얽혀 있어서, 이를테면 무한대의 문제는 그것 한 개 만이라면 대증용법(symptomatic treatment 또는 규격화)이라도 써서 무마할 수 있겠지만, 중력자(graviton)에 기인하는 무한대 문제만은 규격화도 통하지가 않고 결과적으로 양자중력의 문제가 발생하고 마는 것이다.



*그럼, 끈 이론 이란?

 

끈이론은 위와 같은 기존의 물리학의 문제를 통째로 해결 할 수 있다. 이것이 끈이론이 ‘만능 이론’ 후보라고 믿고 있는 이유이다. 위에서의 세 가지 문제는 생각해 보면 모두 ‘입자 이론의 한계’ 였다.

무한대의 문제로 예를 들면, 이것은 입자에 크기가 없다는 데에 원인이 있었다. 양자역학에서, 입자 위치의 떨림(⊿x)과 운동량의 떨림(⊿p) 사이에는 ⊿p⊿x≦ℎ/2(ℎ는 플랭크 정수×2π)의 관계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양자 떨림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소립자의 비거리와 운동량의 적산량이 일정치를 넘기지 못한다는 것인데, 반대로 말하면 비거리가 짧으면 고에너지 입자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입자에는 크기가 없으므로 ⊿x는 무한대로 작아 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무한의 운동 에너지 입자를 생각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그렇다면 사고의 단위를 소립자가 아닌, 크기가 있는 것으로 대체하면 어떨까?

그와 같이 사용 할 수 있는 물체는 한정되어 있다. 우선, 상대성 이론의 세계관에서 완벽한 강체(힘을 가해도 모양과 부피가 변하지 않는 가상적인 물체)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물체는 많던 적던 탄성적으로 변형되는 물체가 된다.

또한, 퍼지는 형태가 복잡해지면 계산이 복잡해 지므로 되도록이면 최소한도로 퍼지지 않는 물체였으면 좋겠다. 다시 말해 점 상태의 소립자를 한쪽 방향으로 만 잡아당겨, 늘었다 줄었다 하는 ‘끈 상태’의 것이 소립자를 대체할 ‘것’ 으로서 최적이라는 발상인 것이다.

이것이 끈 이론을 생각해 낸 모티브이다. ‘모든 것은 끈으로 되어있다’라고 하면, 마치 사이비 종교와 같은 인상을 받지만, 이렇게 보면 ‘소거법으로 가장 심플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납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이것의 장점은, 한번 이렇게 심플한 개념을 만들어 두면 실제 검증 과정에서 보다 복잡한 실체가 발견되더라도 딴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실제로 이미 발견되고 있다).



*끈 이론의 역사와 현재



끈이론은 의외로 오래도록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잊혀 질만하면 갑자기 새로운 발견 소식이 들려오곤 다시 한동한 잠잠해 진다. 오래된 책을 보니 거기에는 끈이론의 유행은 이미 끝나간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2017년 현재에는 끈이론이 소립자 분야의 주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여명기

사실대로 말해 끈이론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중력과는 그다지 관계없는 분야였다.

1960년대, 원자핵의 성립 등을 연구하는 하드론 물리 분야에서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를 분리하려 하다 보니, 입자 간의 힘이 강해지더라’라는 수수께끼가 생겼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원자핵과 전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하로 서로를 끌어 당기고 있는데, 이것을 조사할 때 전자기력이 거리에 따라 작용하는 힘이 약해지는 성질에 착안해서, 전자를 바깥 쪽 궤도로 빼돌리는 실험이 행해진다. 그런데, 같은 실험을 원자핵의 핵자나 쿼크에 행하자 왜인지 빼 내려고 하면 할수록 힘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뭔가 고무 같은 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거 아닐까?’하는 어찌 보면 웃긴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연구해 버린 인물이 레너드 서스킨드, 홀거 닐센, 난부 요이치로로 그들이 최초로 끈 이론(1970년)을 발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이론은 당시 망작이었다. 우선 차원의 수가 26개가 없으면 계산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으며, 끈의 진동에서 얻어지는 입자에서는 찾고 있던 중간자(meson, 하나의 쿼크와 하나의 반쿼크로 구성된 아원자입자)가 있었지만, 페르미(fermion)라는 종류의 입자로 분류되는 중입자(baryon)가 끈의 진동에서 나타날 기미를 보이길 않았다. 한편으론 쓸데없는 입자인 스핀2 입자와 허수질량 입자가 등장했다.

끈이론은 원자핵 이론으로는 낙제였지만 이것을 중력 이론으로 바꾼다면? 중력자는 스핀2를 가지는 입자이고 위에서 쓸데 없다고 한 바로 그것과도 일치한다. 그런 소수의 의견이 있기는 했지만, 당시는 아직 장의 이론도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 외에도 연구성과를 내는 많은 이론들이 수두룩 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는 끈이론이 잠시 덮혀졌다.



*초끈 이론의 등장, 제 1차 스트링 혁명

 

시간은 흘러 1980년대 중반이 된다. 소립자 물리학의 상황이 갑자기 변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표준모형이 대충 윤곽을 드러내며 슬슬 만물의 이론에 손이 닿으려 할 무렵, 처음 소개한 세 가지 난제가 또다시 앞을 가로 막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타개할 가능성을 찾기 시작한다.

한편, 끈질기게 끈이론을 연구하던 그린과 슈왈츠는 끈이론을 부활시킬 아이디어를 생각 해 낸다. 그 아이디어란 초대칭성(supersymmetry)에 관한 것이다. 일반론에서 무질서한 양자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때 이론적인 대칭성은 큰 무기가 된다. 초대칭성은 공간까지도 엮여있는 난해한 대칭성이지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말하면 보손과 페르미를 치환하는 대칭성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실제 물질요소로 다량으로 존재하는 페르미를 도출할 수 있게 되었고, 타키온(tachyon, 빛의 속도보다 빨리 움직인다는 가설적인 아원자입자)의 출현 등 이론적인 불합리점을 ‘대칭성으로부터 금지’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초대칭성의 도입은 예전부터 고려되어 왔었는데, 그린과 슈왈츠는 오랜 시간을 들여 이론적 모순이 없는 최초의 초끈 이론(현재는 타입I이론이라 불림)에 이른 것이다.

이것으로 초끈이론은 중력 그리고 모든 물질을 기술하는 이론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1980년대의 연구에 의해 초끈이론으로 인정된 이론은 다섯 개가 확인된다. 5개란 숫자는 놀랄 정도로 적은 숫자로, 예를 들어 표준모형의 일부인 양자색 역학은 그 ‘색’으로 SU(2)나SO(3) 같은 무수 한 군(群)을 생각할 수 있지만, 초끈이론의 ‘색’은 SO(32)とE6 단 두 종류 뿐이다.

처음 지적한 문제 중 ‘파라미터의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성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한계가 되기도 한다. 장의 양자론에 비해서 가능한 이론의 수는 압도적으로 줄어 들었지만, 결국 5개의 가능성이 남아 버린 것이다. 또한 각각의 이론이 너무나도 거대한 문제라서, SO(32)로 예를 들면 원색이 32색(현실에서의 양자색 역학은 32색이다)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시공간의 차원 수는 10으로 줄었지만, 이것도 현실을 기술하기에는 아직도 너무 많다. 여기에서 현실 이론을 끄집어 내기에는 커다란 곤란이 예상되고 있던 때이다. 이것이 1980년대 였다.



*제 2차 스트링 혁명

 

또다시 한동안 막다른 길에서 헤메이던 끈이론이 1990년대에 들어 충격적이라 할 만치 급진적으로 돌파구를 열어간다.

에드워드 위튼은 초끈이론을 초월하는 이론으로, 시공간이 11차원인 M이론(IQ160 이상 이해 가능?)을 고안해 낸다. 초대칭성의 관계에서 11차원의 이론이 일종의 ‘궁극’ 이라는 것은 예상되고 있었지만 여기서 위튼이 정말 대단했던 점은 기존의 끈이론과 ‘쌍대(雙對)’ 방식으로 관련시킨데다가, 그것을 넘어 다시 기존의 5종류의 초끈이론들 끼리를 모두 쌍대관계로 풀어냈다는 데에 있다.

조지프 폴친스키는 ‘D-브레인’이라는 새로운 대상을 찾아냈다. D-브레인은 끈이 응축되서 막(膜)과 같이 납작하게 퍼진 물체를 가르킨다.

‘끈은 막 형태로 굳는 성질이 있다’는 말을 접하고 그런가 보다 하다가, 그것이 공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업계를 술렁였다.

보통의 중력이론에서 블랙홀은 ‘중력방정식의 해’, ’소립자가 응축된 것’ 이 두 가지로 알아 볼 수 있는데, D-브레인은 이것의 끈이론 판인 것이다.

또한, D-브레인은 다른 끈을 연결 시키는 것도 가능해서, 연결된 끈(양 끝을 가진 열린 끈)이 게이지 장의 이론, 현실 세계에서 말하는 양자전자역학이나 양자색역학의 물리를 재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이지 중력대응의 발견

 

제 2차 스트링 혁명이 다다른 하나의 경지라고 하면 후안 말다세나가 발견한 ‘게이지 중력대응’ 일 것이다. 지금까지 기술했듯이 끈이론은 ‘중력이론’, ‘게이지장 이론’ 양쪽을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끈의 길이가 무시 될 정도로 극한적으로 잡으면, 어떤 경우에는 게이지 이론, 어떤 때는 중력이론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말다세나는 쌍대성(이중성)과 브레인을 교묘히 사용해서, 같은 극한이라도 게이지 이론이 되거나, 중력이론이 되는 상황을 생각해 냈다.

얻어진 게이지 이론과 중력이론은 같은 물리를 기술하는 것일 것이므로 중력이론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을 게이지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거나, 그 반대도 가능해 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미해결 물리의 한가지였던 쿼크 가둠(quark confinement)과 중입자 물리를 중력이론의 문제로 바꿀 수 있게 되어 매끄럽지는 않지만 설명 가능해 진 것이다.

한편으로 우주론에서는 블랙홀 가까이서 차원이 다른 물리가 관계할 가능성이 제기된 홀로그래픽 가설이 베켄슈타인에 의해 주장 되어졌다. 게이지 중력 대응은 그 구제적인 모델을 제시한 최초의 예가 되었다.

원래 끈이론은 ‘설령 진짜라고 하더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초기우주나 블랙홀 근방 정도 일 것이고, 진짜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발견에 의해 ‘끈이 실재로 존재하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게이지 이론과 중력이론이 어떤 형태로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라는 끈이론의 구체적인 성과를 남기게 되었다.



[정리]

 

이와 같이 처음은 원자핵의 물리로서 고안된 끈이론은, 중력이론으로 발전하고 그 갈래가 도중에 중력과 핵물리의 관계를 쇄신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것은 우연이 아닌 원자핵 내부에서 부분적으로 끈의 물리가 재현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구체적인 성과를 얻음으로 해서 끈이론의 연구는 더욱 왕성해 졌다.

지금도 끈이론은 흥미있는 수학적 대상으로 또는 원자핵이나 중력의 작용을 이해하는 도구의 하나로 그리고 만물의 이론 후보로 발전중인 논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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