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6. 14:40ㆍ카테고리 없음
開門揖盜 (개문읍도)
유래 및 출전
‘개문읍도(開門揖盜)’는 삼국지(三國志) 오서(吳書) 손권전(孫權傳)에 기록된 고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동한(東漢) 말기, 손책(孫策)과 그의 아들 손권(孫權)과 관련된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유래의 구체적 내용
동한 말년, 조정의 통제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손책은 강동(江東) 지역에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동 오군(吳郡)의 태수였던 허공(許貢)은 손책의 세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하며 황제에게 밀서를 보냈습니다. 그는 손책을 제거할 것을 건의했지만, 이 사실이 손책에게 발각되었습니다. 결국, 손책은 허공을 죽였습니다.
그러나 허공은 죽기 전 자신의 은혜를 입은 식객들에게 깊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얼마 후 손책이 사냥을 나갔을 때, 허공에게 충성을 다하던 식객들로부터 화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손책은 치명상을 입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손책이 죽은 후 그의 아들 손권(孫權)은 겨우 15세의 나이로 부친의 죽음을 슬퍼하며 군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습니다. 이때, 손씨 가문의 고문으로 있던 장소(張昭)는 손권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였습니다.
“지금 간사한 무리들이 우리를 노리고 있으며, 이리와 같은 자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슬픔에 빠져 대사를 돌보지 않으니, 이는 곧 문을 열어 도둑을 맞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是猶開門揖盜).”
장소의 이 말은 손권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고,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극복하며 강동의 세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시 힘을 쏟았습니다.
의미
‘개문읍도’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문을 열어 도둑을 맞아들인다"는 뜻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스스로 화를 자초하거나 적에게 틈을 내주어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을 비유합니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開門納賊(개문납적)’이 있습니다. 이 두 표현 모두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스스로 위험을 초래함을 경고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현대적 적용
이 고사성어는 정치, 외교, 비즈니스와 같은 다양한 상황에서 비유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정치:
- 부적절한 동맹이나 지나치게 신뢰한 인물이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경우, “개문읍도와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합니다.
- 외교:
- 방어 전략 없이 적대국에 지나친 양보를 하면 이를 개문읍도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 개인 관계:
-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마음을 열거나 중요한 정보를 주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예문
- 경쟁사에 내부 정보를 흘린 직원은 스스로 “개문읍도”의 행위를 한 셈이다.
- 정권이 부패한 인물들에게 지나치게 권한을 주는 것은 “개문읍도”와 같다.
- 잘못된 투자로 회사가 위기에 빠진 상황은 "스스로 문을 열어 도둑을 맞아들인 꼴"이다.
관련 고사성어
- 開門納賊(개문납적): 스스로 화를 불러들임.
- 引狼入室(인랑입실): 이리를 집안으로 끌어들인다는 뜻으로, 적을 내부로 초대해 화를 불러옴을 비유.
- 自招禍患(자초화환): 스스로 화를 불러들임.
‘개문읍도(開門揖盜)’는 사소한 방심이나 잘못된 선택이 큰 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교훈적인 고사성어입니다. 이 이야기는 위험을 사전에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려는 신중한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