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5. 00:11ㆍ카테고리 없음
바람난 남편을 간파하는 여성의 감과 무의식의 관계
인간의 뇌는 때때로 대 참사가 일어나기 전 어떤 예고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많은 희생자를 낸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는 어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벌어진 사고로 기억되고 있는데 사실은 일이 터진 다음에 사전에 이상징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사고가 있기 며칠 전부터 ‘뭔가 소리가 이상한 것 같은데?’ , ‘뭔가 전하고 다른 것 같은 느낌이야’ 하며 몸으로 느꼈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육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계측기의 메타에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었다고 한다. 직원들은 찜찜함을 자신의 기분탓으로 생각하고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러다 세계가 뒤집힐 만한 사고가 터지고야 만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직원들은 사전에 이상한 낌새를 챌 수 있었던 것일까?
인간의 오감은 다양한 주변 정보를 캣치하고 뇌로 보내고 있는데, 그 모든 정보가 의식의 단계에까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식의 밑바탕인 무의식의 단계로 뇌에 전달된다. 그렇기 때문에 뇌에 전달된 정보 중에서 언제나 있던 상태의 정보와 차이가 나는 이상징후가 생기게 되면, 그것만을 클로즈업해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물론 이상이라는 것을 느끼려면 일상적인 정상상태를 미리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원자력발전소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 이상음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상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에서 오래도록 일을 한 사람은 항시 같은 기계음을 듣게 되므로 정상적인 기계의 소리가 어떤 것인지 경험과 지식으로 무의식중에 뇌에 축적되게 된다. 그러던 중 평소와는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소리를 접하게 되면 축적된 지식과 비교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뭔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감보다 컴퓨터와 같은 지표를 믿게 되어버리면 그 지표에 이상이 없는 이상 자신의 감은 ‘기분 탓’이라고 묵살되기 쉬워지고 결과적으로 대참사를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무의식적인 이상을 감지하는 능력은 직업적으로 숙련된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이를 테면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관찰하고 용태에 특이한 징후가 나타나면 그에 맞는 판단을 내려 처방을 해야 한다. 여기에도 무의식적인 감은 존재한다. 또한 더 친근한 예를 들자면 남편이 바람핀 것을 감으로 알아 맞추는 부인의 예를 들 수 있다. 남자는 잘 숨긴다고 숨겼는데 부인한테 금새 들켜버렸다는 이야기는 흔히 듣게 된다. 언제나 거의 같은 행동패턴으로 생활하게 되는 주부는 매일의 사소한 생활패턴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무의식중에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예를 들자면 남편이 신발을 벗는 위치며 현관을 들어설 때의 표정이나 기분, 태도, 담배를 피는 타이밍 등 남편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부인은 남편의 패턴으로 기억하게 된다. 만약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들어온다면 그 남편은 평소에 비해 부인의 표정을 은연중에 살피게 될 것이고 여느 때와는 다르게 말을 걸거나, 웃음을 짓거나 하는 행동을 보이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이상 징후를 부인은 불안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남편은 거의 밖에 있다 보면 집안의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는 잘 신경을 쓰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인의 태도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설령 부인이 바람을 피웠다고 하더라도 잘 감지하지 못한다.
여자의 감이 남자에 비해서 날카롭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생활 속에서의 인식 스타일의 차에서 오는 것이 한 이유이고 또한 여성이 본래 사람의 표정을 천성적으로 더 잘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