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0. 13:59ㆍ카테고리 없음

처음 아기가 태어나 병원에서 집으로 아기를 데리고 오면 집에서 키우던 개는 마치 외계인을 본 것 마냥 의문을 품는다. 아무리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기 자식이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일 것이다. 집으로 오면서도 개가 아기를 행여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리 집 개가 그렇기야 하겠어’ 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개의 성격에도 여러 타입이 있어서 호기심이 왕성한 타입, 겁이 많은 타입, 주인에 대한 독점욕이 강한 타입, 질투를 잘하는 타입, 시큰둥한 시크한 타입, 밥만 밝히는 타입, 보호본능이 강한 타입, 적대심이 강한 타입 등 그 변수가 너무 다양하다.
처음 집에 발을 들이면 개는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반갑다고 덤벼들 것이다. 개도 그동안 주인이 병원이다 뭐다 자주 집을 비우는 통에 맘 고생이 심했을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니 아기가 걱정 된다고 반가워 하는 개를 혼을 내거나 귀찮아 해서는 안된다. 개도 눈치가 빤해서 뭣 때문에 주인이 그러는지 금세 감을 잡게 된다. 그것이 아기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입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개에게 아기는 아직 처음 접하는 외부인이며 가족이 아니다. 그리고 상전도 주인도 아니다. 그러니 우선 주인도 개를 반갑게 평소와 같이 대해주고 아기와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 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주인의 아기이며 가족이라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 집에 돌아와 조심스레 아기를 눕히면 개는 호기심 어린 또는 마치 처음 바닷가에서 게를 접한 마냥 조심스럽게 아기의 냄새를 맡을 것이다. 걱정이 된다면 개를 아기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칸막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개를 야단쳐서는 안된다.
*아기의 성장과 함께 개와의 거리는 자연 줄어든다.
아기가 조금씩 성장을 하면서 개의 태도도 변화한다. 몇 개월이면 항상 집에 있는 아기가 주인의 아기이며 이제 한 집에 사는 가족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아기를 잘못 건드리면 혼이 난다는 것도 몇 번의 경험으로 알게 된다. 한편으로는 질투도 나면서 한편으로는 아기가 자신보다 윗 선이라는 것도 직감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인이 확실히 아기가 개보다 상전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개를 너무 오냐오냐 해서는 않된다. 개가 되도록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게 하고, 개가 들어 갈 곳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을 따끔하게 훈련시키는 것이 좋다.
약 한 살쯤 되어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 개와 함께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때부터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아기는 개를 쫓아 다니고 쓰다듬거나 털을 잡아 당기거나 입에 넣어(?) 보거나 때리곤 한다. 큰 개라면 그리고 유순한 개라면 그냥 덤덤히 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작은 개들은 도망을 치거나 반격을 하기도 하니, 아기가 개와 있을 때는 잘 지켜보는 것이 좋다. 개도 불시에 맞으면 화가 나서 반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특히 개가 식사 중일 때는 아기를 개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개도 아기가 있는 생활에 적응이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아기가 개를 때리거나 개가 싫어하는 행동을 한다면 아기에게 주의를 시킬 필요가 있다. 그것이 나중을 위해서 좋으며 한 가족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아기가 식사 중일 때에는 혼자 두지 않는다.
어릴 때에는 손을 쓰는 것이 서툴고 몸도 생각대로 잘 따라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먹을 때 자주 바닥에 음식을 흘리게 되는데 개는 이것을 노리고 쏜살같이 달려든다. 만약 아기가 먹고 있는 것을 개가 와서 빼앗아 먹는다면 크게 야단을 칠 일이지만, 이것은 실질적으로 흘린 아기의 잘못이 더 크므로 주의를 주려면 흘리는 아기와 주워먹는 개 모두에게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을 몇 번 하면 개도 아기도 서로를 인식하고 행동도 개선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개가 아기를 라이벌로 느끼지 않게 하는 것
개에게 아기에 대한 적개심과 질투심을 유발시키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좋으면서도 어려운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아기를 키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 3년은 제정신이 아니다. 아기는 시도 때도 없이 울고 한시라도 눈을 때면 사고를 치고 있다. 밥을 먹어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인 것이다. 온 신경이 아기에게 집중되며 몸은 피로하기 그지 없다. 이런 환경에서 예전처럼 한가하게 개에게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은 좀처럼 할애하기 힘들어 진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또는 지나다닐 때 마다 개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스킨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그것이 아기에게도 도움이 된다. 사람도 그렇지만 개에게도 아기가 없을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혹 개가 아기를 물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대부분의 원인은 주인이 개에게 질투를 느끼게 하는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 뿐 아니라 개의 성격을 주인이 잘 판단하고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다.
아기가 아이가 되면 개는 좋은 친구가 된다. 서로 싸우는 일도 줄고 개는 아이를 주인으로 친구로 따르게 된다. 어쩌면 아기가 아이가 되면 장난감 등 방을 어지르는 행위가 늘어나므로 개가 더 위험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도 개도 자식 같이 보살 필 필요가 있는 것이다.